in 낙서장

묻고 싶다

300명의 아이들이 천천히, 조금씩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걸 전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 허망한 바다에 더이상 뱃머리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그제서야 나타나 말했다.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구조가 그렇게 힘듭니까.’

어제는 대통령이 바로 그 7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2년 7개월만에 청와대에서 답변을 내놓았다. 정상적으로 대통령의 집무를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숙소에서 집무를 본 것을 제외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이 말 한마디는 그 모든 정상을 비정상으로 만든다.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구조가 그렇게 힘듭니까.’

한 도시가 인구 100만이 넘으면 광역시가 된다. 대한민국에 광역시 여섯 개를 빼면, 그 시에 살고있는 사람 모두가 모여도 100만이 되지 않는다. 그많은 사람들이 한 날 한 시에 모여 소리쳤다. 청와대가 보이는 대한민국의 한 가운데에서, 스스로 내려오라고.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늘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검찰 직접조사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 그리고 한 마디 더 했다.

‘탄핵, 하려면 해라. 헌법절차로 매듭짓자’

만화 나루토에서 ‘카게’란, 만화의 배경이 되는 다섯 개의 닌자 마을을 이끄는 대통령과 같은 존재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닌자 마을 카게가 된 가아라는, 다섯 닌자 마을에 덮친 비상 시국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다섯 카게가 모두 모이는 회의에 참석한다. 하지만 그 회의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바위 마을의 츠치카게는 자신의 이익만을 계산할 뿐 협력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리고는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카게가 되었다며, 가아라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한다. 가아라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이렇게 묻는다. “너희는 언제 자기 자신을 버렸나.”

박근혜와, 이 모든 일이 대한민국에 벌어지는 동안 그들에 침묵하고 동조했던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다.

“너희는 언제 자기 자신을 버렸나.”

Write a Comm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