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이야기

사람에게 있어서 뿌리란 무엇일까. 근원 같은걸까. 무언가가 시작된 곳, 나라는 존재가 잉태된 곳. 엄마의 뱃속과 같은 곳. 그렇다면 엄마 같은 걸까. 아무 기억도 안나지만, 왠지 따스했던 것 같고, 포근했던 것 같고, 날 감싸주던 곳. 아니면 혹시 고향 같은걸까. 돌아갈 곳, 돌아가면 나를 환하게 맞이해 줄 가족이 있는 곳.

뿌리가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것들이 없는 걸까, 그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까, 혹은 사라져버렸다는 걸까. 뿌리가 없다는 건 어떤 걸까, 그건 차가울까, 공허할까, 아니면, 아니면…

뿌리 뽑힘이란 무엇일까. 빼앗긴 걸까, 상실된 걸까. 강제로,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게, 그렇게 뽑혀져 버린걸까. 그렇게 먼 공간을 날아서, 강제로, 발버둥쳐도 소용없게, 그렇게 먼 공간으로, 내버려진걸까.

시각적인 글이었다. 눈 앞에 보이는 듯한, 환상이 보이는 듯한 글이었다. 종군 위안부와 입양아라는 극적인 소재를 선택한 것이 나는 오히려 아쉬웠다. 그냥 그가 입양아가 아니었으면, 나의 고모할머니가 종군위안부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담담히, 그냥 담담히, 그냥 그들이 흔하디 흔한 사람들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