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iniscence

가끔 부산에 내려가면 해운대 바다를 보고 온다. 내가 아직 걷지도 못할 만큼 어렸을 때, 뭐가 그리 좋았는지 기어다니며 꺄르르 웃던 해운대 백사장이다.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를 망치고 나서는 착잡한 심정으로 가만히 바라보던 바다다. 해운대 겨울 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꼭 함께 걷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바다를 좋아하는 걸 알고 계시기에 아빠도 내가 내려가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지라도 항상 광안대교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조금이라도 더 빠른 길로 가는 걸 좋아하시는, 그래서 자신이 선택한 길이 막히기 시작하면 자존심 상해하시는 아빠에게 이러한 선택은 사소하면서도 굉장한 배려이자 사랑이다. 그렇게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이번 학회는 하와이였다. 내리쬐는 태양, 삼바 춤, 야자수, 뭐 그런 것들로 유명하지만 사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건,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다다. 그러니까, 그 광활하고 푸르던, 가슴 벅차던, 태평양 말이다.

Blue Sea

Sun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