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Linked - The New Science of networks
A. L. Barabasi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Linked - The New Science of networks
A. L. Barabasi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1.
'복잡계'. 어디선가 들어봤던 말이지만, 별 관심없이 지나쳤던 단어이다.
대학원 진학에 대해 고민하던 중, 카이스트의 첨단 네트워킹 연구실에서 Social Networking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는 그 랩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었다. 그쪽 연구에 관심이 있는데, 좋은 논문이나 관련된 자료를 어디서 구할 수 없느냐고. 그 답으로 소개해 주신 책이 바로 이 'Linked'였다.
'Linked나 Nexus 같은 책은 이미 읽어봤죠?' 라고 묻는 교수님의 답장을 받고서 그 책의 제목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난 심히 부끄러웠는데, 찾아보면 볼수록 이 분야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책인듯 했다. 'Linked'라는 검색어로는 중앙도서관에서 너무 많은 책이 검색되어, 이리저리 찾아보니 Social Network, 복잡계 네트워크와 관련된 분야에서 추천하는 책으로 여러 군데 소개가 되어 있던 것이다.
2.
일반적으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내가 알고싶었던 내용들, 그리고 어렴풋하게 그리고 있던 이 Social Network의 구조들, 그 모든 내용이 이 책안에 담겨 있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10년 전에 이 사람이 했었구나.'
내가 생각하던 그 고민들, 발견들이 이미 수십편의 직접적으로 관련된 논문이 나오고, 수백편의 연관된 논문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쉽지만,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학문 분야가 존재하기는 한걸까'라는 걱정을 하던 나에게는 다행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3.
책의 내용으로 들어간다면, 한마디로 Network에 관한 내용이었다.
네트워크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인터넷이나 휴대폰, 혹은 LAN과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의미의 네트워크,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던가, 기업간의 상호작용, 혹은 국가 사이의 관계 등, 모든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이런 '관계'들이 모두 비슷한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런 네트워크를 수학과 컴퓨터과학에서 말하는 Graph이론으로 분석하게 되는데, 인간 몸의 DNA 구조와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에서부터 초국적 기업과 작은 기업 간의 관계에서까지, 전혀 관련없을 것 같은 곳에서까지 동일한 구조가 발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척도없는 네트워크 Scale Free Network'가 되겠다.
4.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은 바로 이것이다.
'무작위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좀 많고, 누군가는 좀 적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다 비슷비슷한 수준이고,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곧 무작위 네트워크 모델Random Network Model이다.
하지만 그 이후, 좀 더 발전된 형태의 이론이 나온다. 바로 와츠-스트로가츠 네트워크 모델Watts-Strogatz Network Model이다. 즉, 대부분은 비슷한 수준의 관계를 가지지만 일부는 다른 사람들보다 평균치 이상으로 더 많은 연결선을 가진다는 것이다. 인기가 많은 사람, 인간관계의 폭이 넓은 사람과 같은 사람들이 이에 적용될 수 있다.
위의 두 모델은 관계의 수를 그래프로 그리면 정규분포 곡선을 따른다. 즉, 많이 아는 사람도 있고 적게 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제안한 것은 척도없는 네트워크 모델Scale-Free Network Model이다. 즉, 와츠-스트로가츠 네트워크 모델에서 말하는 것 이상으로, 정규분포 그래프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극단적으로 많은 수의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사람은 100~300명 정도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지낸다면, 1000명 이상의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앞의 두 모델에서 이런 사람은 확률적으로 거의 나타나기 불가능하지만, 척도없는 네트워크 모델에서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일정 수 이상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5.
책의 앞부분은 이러한 모델의 변화 단계를 적절한 예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파티장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모습에서 발견되는 네트워크라던가, 유명한 영화배우의 인간관계 등을 예로 들면서 말이다.
어떤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예시들, 그리고 그 한계가 발견되어 새로운 모델이 제시되는 과정 등을 매우 상세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에 저자가 제안한 척도없는 네트워크 모델의 경우, 이 모델이 이 세상의 대부분의 네트워크에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가 이 책의 종반부까지 이어진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인터넷이나 생태계 이외에 9.11 테러와 아시아의 경제위기까지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생소한 것들까지 예로 소개되며 분석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물론 각 분야에서 발견되는 동일한 특징들을 보여주는 것은, 뒤로 가면 갈수록 읽기에 지겨워지는 면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소설책이 아니다.
6.
이러한 네트워크의 구조흔히 Topology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유사한 구조를 가진 네트워크에서는 유사한 변화/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더 쉬운데, 척도없는 네트워크의 경우 두가지의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비슷한 수준의 노드들이 서로 경쟁하는 형태', 그리고 '승자가 독식하는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바꿔 말하면, 척도없는 네트워크 모델에 따르는 네트워크의 경우 극단적으로 많은 연결선을 가진 무언가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형태로 변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사회에 적용시켜보면 더욱 흥미롭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의 결과 적절한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한 기업만이 독점적인 형태로 존재하게 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며,
정치적인 관점에서 말한다면, 여러 개의 기구 혹은 국가가 서로 견제하는 형태로써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초월적인 힘을 가진 어떤 기구 혹은 국가가 나머지를 지배하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한다.
사회학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어떤 집단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독재자가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정말 척도없는 네트워크 모델을 따른다면, 바로 이런 모습들이 가능함이 수학적으로 증명되는 셈이다. 어떤 큰 변화나 사건 없이, 자연적으로 말이다.
7.
이 책은 2000년대 초반에 쓰여졌다. 그런데 이 책에서 발견되는 이 구절은, 마치 지금의 세계적인 경제침체를 예언하는 듯 하다.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에서 일어난 연쇄 도산 사태가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어난 부작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과 같이 충분한 현금이 있고 전문가들이 주의 깊게 살피는 안정된 경제에서도 이러한 연쇄 도산 사태는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안정된 경제라도 상호 간의 연관성 때문에 취약점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예로 닷컴의 거품이 붕괴하면서 일어난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들 수 있다.
- p341
닷컴의 붕괴보다 더욱 적절한 예시가, 지금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다.
신자유주의 아래 안정적으로 발전해가는 것만 같아 보였던 전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불황과 침체를 겪고있다. 그 시발점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 미국이었다.
8.
영화 '굿 윌 헌팅'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주인공 윌이 대학 교수에게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이런 책 말고 이 책을 읽어보세요. 정말 대단해요. 머리가 뻥 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랬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과도 흡사한 기분인 듯 하다. 내가 흥미를 가진 분야에 대한 책이라 오히려 더 충격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놀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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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래? 왜 몰랐지 난ㅋㅋㅋ
우리학교에도 계셨군 오홍.
궁금하다. 알고싶어. ㅎ
후럴 기다리고기다리던 새글이 독후감이라니
그것도 어려운 독후감이라니
나같은 초글링들한테는 읽기어려운 글이었지만
나름 재밋었어 ㅋㅋㅋ
먼가 관심있는 분야가있고 그거에 관해 공부하는 모습이 알흠답구나
오홍 나 칭찬들은건가ㅋㅋㅋㅋ 히히ㅋㅋㅋㅋ
첨단 네트워킹 연구실이라면 전산과인가요?ㅋㅋ 이름이 딱 저희학교스럽네요...ㄷㄷ
책 내용이 참 어려워 보이는데 대단하세요+ㅁ+
새로운 스킨이 참 예뻐요^^
엇, K대 다니시나봐요!ㅋ
재밌죠? ^^
우와, 교수님도 블로그를 하셨었네요!
방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뭔가 부끄럽고 그러네요 :)
네트워크는 내가 2000년도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 말했듯이 그 시작은 컴퓨터적이었으나 이것의 원천은 곧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데서 발원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네트워크는 컴퓨터 속에서 인간의 신경망처럼 연결되어 있으면서 각각의 컴퓨터가 하나의 연결고리에서 그 기능을 향상시키고 각자의 클라이언트에서 작업이 가능하게 하는 연결구조라고 보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컴퓨터의 연결네트워크이다.
이것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간관계에서의 네트워크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한국적 의미에서의 지연, 학연, 혈연 등이 나쁜 의미로만 인식되는데 사회구조에서 능력을 중심으로한 인간관계로 발전시키면 이것 역시 한국적 의미의 인간관계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복잡계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고 한때 유행했던 학문이었다는 정도로만 생각되는데 사회구조 속에서 복잡계는 결국 자연과학, 생명과학의 사회과학적 접근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링크ed는 결국 이러한 연결구조에서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제발 사회적 구조에 대해서도 좀 알아 주면서 하면 좋겠다. 결국은 사람들이 사는 세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음~ 자연과학의 사회과학적 접근법일 수도 있고, 사회과학의 자연과학적 접근법일 수도 있겠네요.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 그게 바로 네트워크라고 봐요. :)
앗 ㅋ
김기훈이란 역자는
유명한 학원 강사에요 +_+;;;
고등학교 다닐 때 메가스터디 사이트로 공부했었는데
거기서 자주 봤어요 :)
하핫, 저도 그 김기훈은 알지요.
그런데 동명이인의 다른 분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