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과학에 미래가 있을까요?
제가 컴퓨터 과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을 가는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컴퓨터로는 아무도 행복하게 할 수 없어요.

수시 면접 때, 교수님이 이걸 묻더라구요.
"컴퓨터로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그때 전 이렇게 대답했어요.
"불가능해요."

노벨상은 인류의 평화와 행복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죠.
단지 컴퓨터가 좋아 왔던 이 곳, 그 질문이 아마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정말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길인지 생각하게 된건요.
물론 면접 때는 이렇게 말했죠. 단지 컴퓨터 만으로는 힘들꺼라고.
하지만 혈관 속을 돌아다니며 병원균을 잡아내는 초소형 로봇을 만들게 되면, 그 안에 임베디드되어 들어가는 프로그램이나 그걸 관리하는 프로그램 등은 컴퓨터과학을 공부한 사람의 몫일테고, 그런 방법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꺼라고.
하지만 결국 전 그렇게 대답한거나 다름없어요. "불가능해요."

대학교 새내기 때, 누군가가 저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던 적이 있어요. 전 이렇게 대답했죠.
"컴퓨터로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 길을 못찾았어요.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요.
컴퓨터과학, 개발자는 3D 업종이라는 말을 들어도 취직은 잘 되요. 벤쳐를 하기도 컴퓨터과학만큼 쉬운게 없는 것도 같아요.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도 되겠지만요. 먹고 살 길을 '미래'라고 한다면, 그래요 컴퓨터 과학에도 미래는 있겠죠.
하지만, 그건 내 꿈과는 먼 이야기에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희망을 가지기도 했어요.
웹2.0이 지향하는 가치들은 분명 좀 더 나은 세상을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인터넷 역시 해답은 아닌 것 같아요.
아무리 IT 전시회를 보러 다녀도, 유명 인사의 강연을 들어도, 어디에도 없어요.
사람들은 저와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에요.

차라리 문학을 전공했으면 어땠을까, 음악이나 미술을, 아니면 철학을.
진실된 글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음악은 사람에게 감동을 줘요. 미술가는 자신의 이상을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어요. 철학은 그 모든걸 사유하죠.
하지만 컴퓨터 과학은 그 어느것도 할 수 없어요. 윈도우 비스타는 사람을 행복하게 할 줄 몰라요.

OS시간에 가상 메모리 쪽을 공부할 때 였나요,
Best Fit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아서, 필요한 것만 메모리에 위치시키는 것이지만, 그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나오는 것들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것, 혹은 가장 적게 사용되었던 것을 메모리에 올리는 메커니즘, 알고리즘 들이었죠. 그리고 그 역시 Case by Case,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은 바뀔 수 있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를 뒤돌아 보는 것이다."
하긴,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면서 이런 것조차 느낄 수 없었다면, 아마 난 벌써 다른 곳을 향해 걷고 있었을거에요.

컴퓨터 과학은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나요?
정말인가요?


Posted by ipuris

2007/07/19 23:26 2007/07/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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