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연세대학교, 그리고 4년.
쓰레기통 _ 2008/10/19 02:50
어제, 아니 이젠 그저께, 시험공부 한답시고 학교를 갔었다. 어딘가에서 공부를 하다가, 하숙집 밥 시간이 되어 이것저것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어디서 왔는지 모를 아줌마, 아저씨들이 제2공학관과 제3공학관 사이일명 서울랜드에 모여있는 것이다. 그것도 더 난감한건, 어디서 단체로 오셨으면 즐겁게 웃으며 대화라도 할텐데, 모두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 한마디도 없이 벤치에 앉아계시거나, 혹은 벤치에 자리도 많이 남았는데 서서 계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보니 학교를 왔던 오전에도 이랬던 기억이 났다.
이상하다, 라고 생각을 하며 도서관에 짐을 좀 두려고 제2공학관으로 들어갔는데, 어라, 무슨 학생들이 강의실 앞에 책상을 내놓고는 뭔가를 풀고 있는 것이다. 앞에 조교 쯤으로 보이는 사람이 감독을 하고 있는걸로 봐서 무슨 시험인가보다. 그런데 시험을 이렇게 복도에서 봐도 되나, 사람들 지나다니면 집중도 안될텐데, 뭐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 옆을 무심히 지나가는 찰나, 그 학생이 풀고있던 시험지와 잔뜩 긴장한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보니 그 학생이 입고 있는 옷 역시 다름아닌 고등학교 교복이 아닌가.
아하. 수시 논술, 아니면 면접이구나. 저쪽에 '글로벌리더 전형 시험장' 이라고 써져 있는 종이가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수험번호 ADC20019. 그 때 같이 수시로 들어왔던 친구 싸이에는 아직도 면접구술시험 대상자 명단을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나도 대학에 수시로 들어왔다.
운좋게 서류를 통과하고, 수능을 채 한달도 남겨두지 않았을 무렵, 바로 이맘때 쯤 나 역시 수시 면접을 봤었다. '지성'이라는 단어가 느껴지는,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듯 했던 교수님 두분을 앞에두고 고3이었던 난 제법 긴장 한 채로, 하지만 최선을 다해 면접에 임했었다.
아마 이 미래의 신입생들, 모두 간절하리라.
'수시 떨어지면 정시로 가지 뭐.' 이런 생각으로 수능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 하면서도, '기왕 여기까지 온거 꼭 붙고싶다.' 이런 생각.
내가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 학생들보다, 밖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아버지, 어머니, 학부모님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너무 긴장하지 않기를, 준비한대로 잘 하기를, 애가 아는 문제가 나오기를.
혹시 모르는 문제가 나와서 당황하고 있지는 않을까, 잘 하고 있을까, 잘 하고 있을거야.
족히 몇 시간을 기다리고 계실텐데, 비어있는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긴장된 얼굴로 아들, 딸을 기다리고 계신 그 표정들이 기억에서 쉬 지워지지 않는다.
4년 전, 그 때 나는 서울에 가까이 사시는 고모와 함께 면접을 보러 왔었다.
아마 내가 면접을 보고 있던 그 시간동안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러셨겠지, 얘가 잘 하고 있을까, 어쩌면 나보다 더 긴장하고 계셨겠지. 면접이 끝나고 전화드렸을 때의 아버지, 어머니의 목소리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마지막 학기, 난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이다.
연세대학교라는 이름은 이제 더 이상 목표가 아닌, 그저 현재일 뿐이다. 오히려 가장 만만한 것이 되었다. 4년 전의 나에게는 그렇게도 간절한 곳이었는데 말이다.
뭐, 사람이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어디서 왔는지 모를 아줌마, 아저씨들이 제2공학관과 제3공학관 사이일명 서울랜드에 모여있는 것이다. 그것도 더 난감한건, 어디서 단체로 오셨으면 즐겁게 웃으며 대화라도 할텐데, 모두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 한마디도 없이 벤치에 앉아계시거나, 혹은 벤치에 자리도 많이 남았는데 서서 계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보니 학교를 왔던 오전에도 이랬던 기억이 났다.
이상하다, 라고 생각을 하며 도서관에 짐을 좀 두려고 제2공학관으로 들어갔는데, 어라, 무슨 학생들이 강의실 앞에 책상을 내놓고는 뭔가를 풀고 있는 것이다. 앞에 조교 쯤으로 보이는 사람이 감독을 하고 있는걸로 봐서 무슨 시험인가보다. 그런데 시험을 이렇게 복도에서 봐도 되나, 사람들 지나다니면 집중도 안될텐데, 뭐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 옆을 무심히 지나가는 찰나, 그 학생이 풀고있던 시험지와 잔뜩 긴장한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보니 그 학생이 입고 있는 옷 역시 다름아닌 고등학교 교복이 아닌가.
아하. 수시 논술, 아니면 면접이구나. 저쪽에 '글로벌리더 전형 시험장' 이라고 써져 있는 종이가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수험번호 ADC20019. 그 때 같이 수시로 들어왔던 친구 싸이에는 아직도 면접구술시험 대상자 명단을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나도 대학에 수시로 들어왔다.
운좋게 서류를 통과하고, 수능을 채 한달도 남겨두지 않았을 무렵, 바로 이맘때 쯤 나 역시 수시 면접을 봤었다. '지성'이라는 단어가 느껴지는,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듯 했던 교수님 두분을 앞에두고 고3이었던 난 제법 긴장 한 채로, 하지만 최선을 다해 면접에 임했었다.
아마 이 미래의 신입생들, 모두 간절하리라.
'수시 떨어지면 정시로 가지 뭐.' 이런 생각으로 수능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 하면서도, '기왕 여기까지 온거 꼭 붙고싶다.' 이런 생각.
내가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 학생들보다, 밖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아버지, 어머니, 학부모님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너무 긴장하지 않기를, 준비한대로 잘 하기를, 애가 아는 문제가 나오기를.
혹시 모르는 문제가 나와서 당황하고 있지는 않을까, 잘 하고 있을까, 잘 하고 있을거야.
족히 몇 시간을 기다리고 계실텐데, 비어있는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긴장된 얼굴로 아들, 딸을 기다리고 계신 그 표정들이 기억에서 쉬 지워지지 않는다.
4년 전, 그 때 나는 서울에 가까이 사시는 고모와 함께 면접을 보러 왔었다.
아마 내가 면접을 보고 있던 그 시간동안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러셨겠지, 얘가 잘 하고 있을까, 어쩌면 나보다 더 긴장하고 계셨겠지. 면접이 끝나고 전화드렸을 때의 아버지, 어머니의 목소리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마지막 학기, 난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이다.
연세대학교라는 이름은 이제 더 이상 목표가 아닌, 그저 현재일 뿐이다. 오히려 가장 만만한 것이 되었다. 4년 전의 나에게는 그렇게도 간절한 곳이었는데 말이다.
뭐, 사람이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까.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와아..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부탁드릴게요!
왠지 많이 찾아가게 될 것 같아요 :)
바라보고 있는 높은 곳에 도달하실 수 있기를....
감사합니다 :)
연대에도 수시 면접이 시작되었군요. 제가다니는 학교도 오늘 면접을 치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자주가던 학교 내의 맛없는 커피로 유명한 북카페는 학부모들에게 점령당했더라구요..;;;
저도 졸업은 하진 않지만 4학년으로 교복입은 아이들을 보니 새롭더라구요...^^
수시 시즌(?)인가봐요.
4학년이시군요!
아, 고민 많은 4학년이시군요.ㅠ
이제 졸업을 앞두고 계시군요!
난 벌써 졸업한지가 언제인지...
더 높이 날아갈 수 있길 바랄께요!!
넵넵 :) 감사합니다!
음... 좀 더 높은 곳으로 날기 위해 연대라는 곳에 잠시 머물렀던 것이지...
그게 종착역은 아니지 않았을까요? 또 한번 높이 뛰어오르실 때가 되었네요^_^
연대, 저에겐 참 고마운 곳이죠 :)
많은 것을 가르쳐줬고, 많은 것을 깨닳게 해 주었으니.
그리고 더 높은 곳을 꿈꾸라고 가르친 것 또한 연대니까요.
어쩌면 마지막에 연대로 돌아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뛰어올라야죠. 지금은 :)
수시라 좋지.
난 정시파. 수학과목 6%, 과학과목 8%라는 성적으로는 수도권에 수시원서 내기도 겁나더구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고, 성적발표 이후에도 피말리는 원서전쟁을 겪었지.
우리학교 정시는 면접이 없으니 그나마 나았지만, 다른데 면접 보면서 또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어쨌든, 저런 시간도 다 과거가 되었고, 이제 낼모레가 졸업이네.
그저께 29일에 대학원 원서 접수했다. 대학원 사무실이 있는 스팀슨관에서 걸어 나오는데, 어째서 그렇게 한숨만 나오던지...
난 수시라서 면접을 봤지,
면접 보고 나오면서는 잘 봤다고 기분이 좋았는데,
자꾸만 조금만 더 잘할껄,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뭐, 결국 잘 되긴 했지만. :)
나도 대학원이다 -
연대!?. 연어가 되라.
헤헤, 아빠 다우세요.
헐 이글은 먼데 니가 모르는듯한 사람들이 댓글을 저리 많이 달아줬어?
뭐지 먼가 냄새가
ㅋㅋㅋㅋㅋㅋ 너도 메타 블로그에 가입하세요
전 수시 모집에 등록은 해놓고서도
정작 가지는 않았더랬죠. 그냥 정시에 올인하고 싶어서......
하여튼 그 벌(?)로 3차 추가합격까지 기다려야 했지만요 -_-;
고등학교 졸업식 다음날에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의 그 기분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