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La Divina Commedia
노닥노닥/책 _ 2006/06/20 18:26
신곡 La Divina Commedia
단테 Alighieri Dante 작, 구스타브 도레 Gustave Dore 그림
다니구치 에리야 엮음, 양억관 옮김
황금부엉이
제 초판 3쇄 - 2005년 3월 5일
단테 Alighieri Dante 작, 구스타브 도레 Gustave Dore 그림
다니구치 에리야 엮음, 양억관 옮김
황금부엉이
제 초판 3쇄 - 2005년 3월 5일
1.
희망이란, 사랑이란, 평화란, 믿음이란 무엇인가. 갑작스런 그런 질문에 대해 나는 나도 모르게, 메아리처럼 대답했다. 한 순간의 주저도 없었다. 벌은 아무리 멀리 날아가 꽃 속에서 꿀을 빨다가도,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돌아가는 길을 요리조리 따지지 않고도 그냥 제 집으로 돌아간다. 철새는 수만 리 먼 하늘을 날아 고향을 찾아가고, 물을 거슬러 오르면서도 물고기는 길을 잃지 않는다. 아마도 인간에게 사랑이란, 그런 원초의 힘일 것이다. 내 속의 뜨거운 뭔가가, 저편에서 하얗게 빛나는 장미와 호응한다. 춤을 추듯 거침없이 빛의 사다리를 오르면서, 나는 완벽하게 자유로웠다.
p290
p290
아마도 인간에게 사랑이란, 그런 원초의 힘일 것이다... 나는 완벽하게 자유로웠다.
2.
화살처럼 눈을 찌르는 빛, 비처럼 내려 퍼부으며, 모래알처럼 눈을 때리는 빛의 알갱이. 빛이 하나의 의지라면, 의지 또한 하나의 확실한 존재라는 생각이 퍼뜩 뇌리를 스쳤다.
해변에서 모래를 퍼올리듯, 두 손을 모아 빛을 받으려는 나. 두 손 가득한 빛의 알갱이가 손가락 사이로 떨어져 내린다. 떨어져 내리는 모든 빛은 하늘나라로 흩어지면서 점점 더 강렬해지더니 이윽고 무수한 별이 된다. 나는 마치 빛의 강을 따라 상류로 오르는 물고기 같았다. 물고기는 물살을 가르고, 새는 대기를 가른다. 빛 속을 헤엄치는 기술 또한..., 그순간, 나는 자신의 눈이 벌써 형태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일종의 힘이었다. 모든 형태에서 자유로운 힘.
빛은 모래가 되기도 하고 별이 되기도 하고 새가 되기도 했다. 크고 작음도 없이 시간의 자유 속에서 마구 변해가는 그것은, 그러나 무엇보다도 확실한 존재였다.
해변에서 모래를 퍼올리듯, 두 손을 모아 빛을 받으려는 나. 두 손 가득한 빛의 알갱이가 손가락 사이로 떨어져 내린다. 떨어져 내리는 모든 빛은 하늘나라로 흩어지면서 점점 더 강렬해지더니 이윽고 무수한 별이 된다. 나는 마치 빛의 강을 따라 상류로 오르는 물고기 같았다. 물고기는 물살을 가르고, 새는 대기를 가른다. 빛 속을 헤엄치는 기술 또한..., 그순간, 나는 자신의 눈이 벌써 형태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일종의 힘이었다. 모든 형태에서 자유로운 힘.
빛은 모래가 되기도 하고 별이 되기도 하고 새가 되기도 했다. 크고 작음도 없이 시간의 자유 속에서 마구 변해가는 그것은, 그러나 무엇보다도 확실한 존재였다.
인간의 죄와 지옥에 대한 묘사에 집중했던 지옥편에 비해, 천국편은 천국의 '느낌'을 나타내는데 주력했다는 느낌이다. '찬란함'이라는 형용사로 표현할 수 있을까, 천국편의 후반부는 마치 내가 베아트리체, 단테와 함께 직접 천국을 느끼고 있는듯한 환상에 사로잡히게 한다.
3.
지혜는 빛
사랑은 빛
빛은 모든 것!
있을 수 있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할 일을
당신과 함께
나는 사랑
나는 빛
사랑은 빛
빛은 모든 것!
있을 수 있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할 일을
당신과 함께
나는 사랑
나는 빛
단테는 지옥에서는 연옥을 베르길리우스, 천국에서는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게 된다.
천국편, 그리고 이 책 전체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볼 수 있는 지혜, 사랑, 빛.
여기서 지혜는 지옥과 연옥을 무사히 인도하고, 단테에게 여러 가르침을 준 베르길리우스,
사랑은 그를 천국, 빛의 한가운데로 인도한 베아트리체와 연결지을수 있을 듯 하다.
베아트리체가 죽기 전, 젊은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천국편을 읽는 동안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들이 각각 가슴 속에 가지고 있던 빛의 구체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함께 찬란해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