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발표가 있었다. 사실 중간 발표라기 보다는 아이디어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한 자리인 줄 알았는데, 받아들이시는 분들은 중간 발표라고 알고 오셨던 것이다.
하긴, 그래도 어느 정도 높은 분들에게 의사를 묻는 발표였는데, 너무 쉽게만 생각한 내가, 그리고 우리 팀이 어리석었다는건 인정해야 하겠다.

정말 간단하게 프로젝트 소개만 하고 조언을 구하니, 여지없이 날아오는 질문들. 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고 어느 정도 시장 형성이 되어 있는가를 비롯한 기본이 되는 내용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런 질문은 프로젝트 제안서를 프리젠테이션 하던 그 때 받았던 질문과 매우 유사한 것이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능숙하게 질문, 아니 공격들을 어느정도 받아 넘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부족했고, 무엇보다 우리 팀 스스로가 확신이 없었기에 계속되는 공격에는 결국 약점들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프리젠테이션의 방향이 살짝 그 분들의 기대에서 어긋난 덕분에 쏟아진 근본적인 목적, 핵심가치에 대해 질문은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되었던 듯 하다. 마냥 '와~ 이거 하면 재밌겠다' 수준이 아닌, 이것 저것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분석하면서 제대로 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과정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이것과는 조금 논외로, 지금까지의 내가 받아들인 어떤 웹 서비스의기획이란,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는 동시에 기업에는 돈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뭔가 안타까웠다.
기업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했지만.
구글의 Don't be evil이라는 표어가 생각나기도 하고, GNU Project나 Eclipse가 생각나기도 했다.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버려져왔을 수많은 것들, 안타깝지 않은가?'



뭔가 있을거다. 분명히 큰 일이지만, 내가 바꿔나갈 수 있을 만큼 작은 곳에서 부터 시작될 수 있는 일 일것이다. 아니, 이미 시작되고 있다. 위에서 내가 예를 든 것들처럼.




 
 

회사에서 근무만 한 날은, 사진이 없다.

 



Posted by ipuris

2008/02/15 15:27 2008/02/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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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현대적 관점의 재해석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기라고 우기는 두 여인이 있었다. 솔로몬 왕은 아기를 반으로 잘라서 나눠 가지라고 한다. 그러자 한 여인은 울며불며 차라리 아기를 저 여자에게 주라고 하고, 또 다른 여인은 잘됐다며 어서 반으로 나누자고 한다. 자, 이제 아기의 진짜 어머니는 가려졌다. 바로 ‘솔로몬의 지혜’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법정에서 재판관이 ‘아기를 반으로 나눠 가져라’ 라는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솔로몬의 지혜를 단순히 현실성 없는 옛날이야기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뭔가 꺼림칙하다. ‘지혜’라는 것은 지식과는 달리 시간이나 공간을 초월한 현명함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현대에도 분명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각각의 여인은 어떤 가치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라는 생각은 잠시 놓아두자.

두 명의 여인이 있다. 한 여인은 아기를 반반씩 나누어 가지라는 판결에, 차라리 아기를 다른 여인에게 주라고 한다. 그녀에게 ‘내 아기’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의 생명’이다. 아기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다른 한 여인은 내 몫과 네 몫을 분명하게 구분 짓기를 원한다. 아기를 반으로 잘라서라도 말이다.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공평한 ‘내 몫’이다. 그런데 솔로몬은 여기서 첫 번째 여인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나는 바로 이 점을 주목하고 싶다. ‘사랑’을 대표하는 여인과 ‘합리성’을 대표하는 여인 중에서, 솔로몬은 ‘사랑’을 선택하였고, 그의 선택이 바로 옳은 선택으로 드러났다는 점.

결국 이 이야기는 무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 기본은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 사랑에 기초한 판단이, 즉 가장 인간적인 가치를 품는 판단이 곧 가장 옳은 판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솔로몬의 지혜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교훈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난해한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이런 사회 속에서 우리는 너무 아기를 반으로 나누는 여인을 신봉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사에 계산적이고, 합리적인 것만 찾는데 익숙해져 있는 이 시대야 말로, 솔로몬의 지혜를 다시 한 번 되 돌이켜 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작년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과제로 적었던 글.
정돈된, 다듬어진 글 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만큼 많이 고민했고, 많이 노력했던 글이다.
결코 쉽지 않았지만, 글을 쓰면서 즐거웠다. 행복하기까지 했다.

Posted by ipuris

2006/10/25 17:14 2006/10/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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