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날의 꿈 ] 080817: 통일전망대
오두산 통일전망대. 임진강.
아버지께서 군생활을 하셨던 곳이 이쪽이란다.
넓찍한 통일로를 달리면서, 옆으로 보이는 광경에 아버지께서는 감상에 잠기신다.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군대 이야기도 하신다. 백마부대였던가?
그래, 사실 통일전망대가 보고 싶으셨던게 아니시겠지.
한번 와 보고 싶으셨던 것 같다. 스무살, 한참 젊은 시절을 보낸 곳.
몇 년 만이실까?
나도 괜히 기분이 아련해진다.
그러고보니까, 통일전망대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라 통일로 주위로 보이던 임진강의 모습을 찍을 걸 그랬다.
날씨도 그다지 좋지 않았고 해서, 통일전망대에서는 금방 돌아왔다.
하지만 가벼이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바로 분단국가라는 현실 때문이리라.

여기까지 오기를 50년..

기억이 난다. 전 국민의 1/4이 이산가족이란 기사가.
사실 우리 세대에게 있어서 통일은 그다지 간절한 것이 아니다.
어느 신문 사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좌파정권 10년 동안 좌편향 교과서로 배운 우리 20대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북한과의 통일에 가장 부정적인 세대'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도, 북한과 뗄레야 뗄 수 없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인가. 한라산인가, 백두산인가.
헌법상으로, 그리고 국제법 상으로, 그리고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Republic of Korea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은 명백히 다른 국가다. 서로 다른 국기를 쓰고, 서로 다른 국가를 부르고, 서로 다른 대표를 가지는 국가이다. 한 나라에서 분단이 된지도 이제 50년을 지나 6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 중 한 나라의 대통령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이름을 바꾸면서, 우리는 당당하게 새로운 나라임을 밝혔다.
즉, 시험에서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을 '백두산'으로 적었다면, 그건 명백히 틀린 답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물어보자.
우리 나라의 중부지방에 비가 온단다. 이는 대전, 대구에 비가 오는 것인가, 서울에 비가 오는 것인가.
일기예보에서는 남부 지방과 중부 지방을 말하지 북부 지방을 말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우리 나라의 북부 지방은, 북한이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백두산이고, 우리 나라의 태백산맥은 백두산부터 시작하는 것이지 설악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놀이동산이 있다. 뛰어노는 아이들, 기분이 이상하다.
통일 전망대는 놀이동산이다.
그냥 공원 정도가 아니라, 바이킹이 있고 회전목마가 있는 놀이동산 말이다.
좋은 건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이 곳을 찾을 것이고,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북한을 느낄 수 있을테니.
하지만 난 왠지 자꾸 눈에 밟힌다.
슬픈 표정으로 저 철조망 넘어 북한을 바라보던 할머니들,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철없이 뛰어노는 어린 아이들과 오버랩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