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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 D-War, 2007
감독: 심형래
출연: Jason Behr(이든 캐드릭), Amanda Brooks(세라)
개봉: 2007년 8월 1일

평점: ★★★

"This is a Korean legend."


요즘 한참 말이 많다. 얼마 전엔 진중권 씨의 평이 화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 말 많던 디워를 보게 되었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지. 틀린 말은 아니다.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가창력이듯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제작에 담긴 사연이 아니라 그 자체의 수준이다. 만약 이 영화에 담긴 이야기를 몰랐다면 난 별점 1개를 주었을게 분명하다.

3D 그래픽은 마치 헐리우드의 그것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높은 수준이지만, 디워의 스토리라인은 분명 빈약하다 못해 으스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I am 보천."
이 때는 정말 실소가 흘러나왔다.
같이 본 친구는, 필연성이 아닌 우연성에 의존하고 '운명'이라는 요소가 스토리 전개에 큰 역할을 차지하며 입체적이지 않고 평면적인 인물만이 등장하는 것이 딱 고전소설의 특징과 맞아 떨어진단다. 틀린 말 별로 없는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디워의 스토리라인에 대한 비판, 플롯의 빈약함에 대한 비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난 별점 3개를 주었다. 분명 그 작품 자체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그런 모든 외적外的인 요소 역시 어떤 한 분야를 말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냉정해야 하는 비평가가 아니라 솔직한 내 마음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한 블로거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니, 덕분이다. 내가 별점 그렇게 후하게 준 것은 그의 노력과 의지, 꿈을 향한 도전정신이랄까, 바로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영화 자체는 아직 미흡하지만 좀 더 힘내라. 내가 당신의 편이 되어주겠다.'
이런 마음 말이다.



혹자는 '영화를 팔아먹으려 애국심에 호소한다.' 라고 말하나보던데, 난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느낀 마지막의 아리랑은 오히려 슬펐다.

영화를 한순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버린 심형래의 마지막 글 역시 
'나 이렇게 힘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드디어 이런걸 만들어 냈다. 두고봐라. 세계 최고가 된다.'
라는 내용이었을 뿐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에서 착안한 것인지느 몰라도,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 하긴 하긴 했지만, 그것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냄새는 풍기지 않는다. 심형래의 목표는 세계 최고였고, 그 아이템으로 한국적인 무언가를 선택했을 뿐이다.

단지 그 배경음악이 '아리랑'이었다. 그게 문제라면 문제겠지. 한국적인 아이템을 선택해서 시작했고 마무리 역시 한국적인 것으로 끝냈다고 이해해 줘도 될 것 같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만 하긴 하다.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만약 심형래가
'너희들을 웃기던 영구가, 지금 이렇게 멋진 영화를 만들어서 세계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날 좀 응원해달라.'
아니, 더 적나라하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영화를 봐 달라.'
라고 돈을 벌기 위해 애국심을 들먹이며 말했다손 치더라도, 나는 기꺼이 그 얕은 상술에 넘어가 줄 용의가 있다.

그렇게 번 돈은 또다시 그의 꿈세계 최고의 특수효과 영화를 만드는 것을 이루기 위해 이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냐고? 그가 단지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이 목표였다면 회심의 작품이었던 용가리가 그렇게 실패하고 또다시 디워를 만들기 위해 그 고생을 하지 않았겠지. 게다가 '쉬리'에서 마치 레고가 부서지는 듯하던 특수효과를 약 수년 만에 반지의 제왕 같은 헐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영화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들 심형래가 세계 최고가 되면 나에게 남겨지는건 뭐냐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꿈에 조금씩 다가가는데 도움이 된다는데 그 돈 6,000원과 90분의 시간이 그렇게나 아깝냐고, 거기까지 나에게 남겨질 몫을 찾아야겠냐고 말하기 이전에, 난 온갖 권모술수와 비리가 판치는 이 세상에서 그가 오로지 실력으로 세계 최고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족할 것 같다고 하겠다.



'국가'와 '민족주의', 그리고 그보다 '자본주의'의 망령에 씌여 있는 것은 오히려 관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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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3 03:56 2007/08/13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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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메바21
    2007/08/13 10:28
    트랙백 걸었습니다 ^^
  2. 이녁
    2007/08/14 01:14
    언젠가부터 디워를 좋아하면 빠돌이고 악플러고 초딩수준이라는 이상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겨난 게 아쉽습니다.
    • ipuris
      2007/08/14 07:06
      그러게요.. 이젠 '~빠' 라는 단어 자체가 그리 곱게 들리지 않아요.

  3. 2007/08/15 01:21
    허허..글쎄.. 디워를 보지 못해서 긴말은 못하겠지만..

    영화 외적인 요소로 별 세개를 주었다면..
    민족, 애국, 자본주의에 젖어있는 관객들에게
    그런 혐의짙은 영화를 보여주는 것은 순수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드네.
    무엇이 외적이고 무엇이 내적인 것인지....

    영화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면,
    영화 역시 그 사회에 놓고 평가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영화와 관객으로 나누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나 민족, 애국에 관한 이야기는 길어질 거 같아서 생락.^^
    • ipuris
      2007/08/15 18:35
      순수하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거기 넘어가 주고싶었다는 말을 하고싶었어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의 경계가 모호해진다고는, 저는 생각하지 않구요. 무엇을 볼 때든, 사회적인 것과 관련시키려는 관성 때문에 -물론 그 자체가 나쁘다는건 아니에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예술/문화 작품을 감상 할 때도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 영화 외적인 것에는 오로지 사회적인 부분만 존재한다고도 생각하지 않구요. 마치 문학의 감상법 중 외재적 방법에 반영론 뿐만아니라 효용론이나 표현론적 관점이 있는 것처럼요. 저는 이를테면 표현론적 관점에 점수를 준 것이겠지요.

      영화 내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면 디워는 졸작이에요. 하지만 별 두개를 더 줄만큼의 무언가를 보았기에, 별 세개를 주고 싶었어요 :)

      민족, 애국에 대한 이야기는, 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아니니까 저도 그건 패스- 할께요 :)
  4. frienger
    2007/08/16 23:38
    나도 디워 봤는데
    솔직히 많이 보고싶진 않았지만
    동색이 졸라대서 그거 봤는데
    흠 스토리가 부실한게 좀 아쉬웠고
    그래픽은 볼만 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영화였겠지
    그 감독이 심형래씨가 아니였다면.
    밑에서 두번째 줄부터 다섯번째줄 동감입니다 큭큭
    • ipuris
      2007/08/17 01:23
      난 저 부분이 내 전체 글 중에서 제일 부끄러운 부분인데 ㅋㅋ
  5. 상우
    2007/08/26 23:17
    안녕하세요! 댓글 따라 왔어요. 트랙백 남기고 갈게요. :-)
  6. reed
    2007/09/07 17:40
    해운대 사시나봐요~ :D 저는 얼마전에 리턴..을 보고 나선 영화를 볼 기회가 통 없어서..
    디워도 사실 우리나라 감독의 작품이기에 한번은 보고 싶었는데.. 아직도 못보고 있네요!
    제 지인은 디워가 이런저런 욕들을, 마구 듣는걸 보면서 한 마디 하였지요.
    하여튼 한국사람들 남 잘되는 꼴은 못 보려고 갖은 고생을 다 한다...고 :D
    물론 디워.. 부족한 면은 많겠지요~ :D 그래서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자신의 부족함을 알면서도 이렇게까지 도전정신과 열정을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 그 자체가.. 후훗!
    그냥저냥 그렇게 주제넘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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